2012년 12월 23일 일요일

시아 김준수 음반 《Tarantallegra》 이야기

2012년 5월 14일, 시아 (XIA) 김준수의 첫 번째 솔로 음반 《Tarantallegra》가 나왔죠. 이 음반에 실린 노래들을 어떻게 만들게 됐는지, 어떤 이야기가 담겼는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음반 《Tarantallegra》는...


방송 활동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이어서, 솔로 음반 내자는 제의를 받고도 망설이고 김준수 본인이 반대했다고 한다.

사실 오래 전부터 소속사 대표가 솔로 음반을 내자고 했는데 내가 반대했었다. 방송도 못하는데 어영부영 끝낼 바에 아예 안 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앨범 활동은 사실 기본적으로 방송을 해야 되는데 아무래도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해외 활동을 통해 많은 자신감을 얻었고 예전보다 더욱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질로 승부하려고 노력했다.

안 좋은 현실이 오히려 여러 시도를 무서워하지 않게 했고, 표현의 다양성을 더 보장 받은 것과 같았다. 결과가 좋게 나와서 그 뿌듯함은 몇 배.

- 2012년 5월 16일 스포츠서울 기사 '솔로 데뷔' 김준수 "어차피 방송도 못하는데…"에서

2012년 5월 콘서트에서도 이 음반에 대해서 김준수는 팬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받아적은 게 좀 틀렸을 수도 있어요)

사실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정말 많이 망설였었어요.
왜냐하면
여러분들이 다 아시다시피
사실 방송 활동도 전혀 못 하는 상태고
무대가 아무래도 주어지지 않다 보니까
그런 상황에서 뭔가
정말 12곡이라는 트랙을 다 넣어서
앨범을 만든다는 게
사실 좀 무모한 짓이에요 사실은.

근데,
정말 많이 망설였었는데
그렇다고 앨범을 내지 않는다면
여러분들을 도통 만날 기회가 없더라고요.

곡 녹음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정말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일까란 생각에
많은 고민 했었는데...
오늘 여기 계신 여러분들 보니까
잘한 일인 것 같아요.

너무나 진짜 감사드리고.
정말 너무나 고맙고요.
그리고 아직도 이렇게 여러분들과 함께 이런 무대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행복하네요 진짜.

정말 너무나 감사합니다.

- 2012년 5월 19일 콘서트에서

(1분 45초부터)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싣고, 타이틀곡으로는 퍼포먼스가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고.

일단 다양한 장르를 넣자는 게 목적이고 콘셉트였다. R&B나 스탠다드 슬로우를 비롯해 내가 부르는 발라드를 좋아하는 분들을 위해 정통 발라드를 넣기도 했지만, 타이틀만큼은 내가 정말 표현하고 싶었던 곡으로 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내 타이틀곡으로는 발라드가 어울린다고 생각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판단일 거라고 봤다. 발라드는 솔로 곡으로도 많이 들려 드렸고, 동방시기부터 JYJ 활동까지 늘 노래하는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타이틀로는 퍼포먼스가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다.

- 텐아시아 10+star 2012년 8월호에서

실제로 팬들은 대부분 김준수 솔로 음반이 나오면 발라드곡 위주일 거라고 예상했고, 그래서 이 음반이 나왔을 때 의외라고 생각하면서 놀랐다.



Tarantallegra (타란탈레그라) (작사 김준호 / 작곡, 편곡 김준수 / 랩 메이킹 Aziatix (아지아틱스)의 Flowsik)


‘타란탈레그라’는 원래 춤을 추게 만든다는 서양 마법의 주문이다.

(받아적은 게 좀 틀렸을 수도 있어요)

원래 그 후렴 부분이라고 하잖아요
타란탈레그라 즐겨봐~
원래는 제가 그거를 좀 더 ....
원주민...스러운
그런 음악의 느낌을 내고 싶어서
가이드를 제가 처음에 했는데
어떻게 했냐면

파라카비요 쏘레리 *$#@&%$*%^♪

말도 안 되는 언어로 막.

아하!
그런 것도 있고
중간에 좀 들어보시면
제 목소리 계속 나오거든요.
그런 걸 좀 찾아내는 재미도 있을 거 같아요.

- 2012년 6월 2일 핫트랙스 팬 사인회에서

(3분 30초부터)


‘타란탈레그라’라는 단어는 작사를 한 김준호에게서 나온 거라고.

이 곡을 쓸 때부터 염두에 뒀던 건 ‘타이틀곡만큼은 가장 나다운 걸 하자, 기존의 사운드는 무조건 피하자’라는 부분이었다. (중략) 작사는 주노 형이 맡았는데 어느 날 전화가 와서 “타란탈레그라라는 단어 알아? 빠른 춤을 추게 하는 마법이야”라고 하는 거다. 그걸 듣는 순간 이거다! 싶어서 이 이미지에 맞는 가사를 부탁했다. 어쨌든 이 곡만큼은 노래와 패션, 메이크업, 뮤직비디오까지 다 봤을 때 완성되는 음악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아프리카 원주민의 댄스 같은 분위기를 한 번 내보려고 했다. 노래 마지막 부분에 악기 소리가 전부 빠지면서 ‘호우!’나 ‘하아 하아’라는 소리를 넣은 것도 그 때문이다. (후략)

- 2012년 5월 16일 텐아시아 기사 김준수 “앨범 기획 단계부터 마음껏 날개를 펼칠 수 있다는 게 기뻤다”에서

‘Tarantallegra’는 이미지에서부터 시작한 노래로, 뮤직 비디오에서는 중성적인 존재로 비춰지길 바랐다. 이 노래는 듣는 것만으론 부족하고 뮤직 비디오나 공연을 꼭 봐야 한다.

질문 : ‘Tarantallegra’, 이 곡은 멜로디가 먼저였나 이미지가 먼저였나?

김준수 : 이미지, 무조건 이미지였다. 전에 만든 ‘Xiahtic’이나 ‘Intoxication’의 경우는 춤이 먼저였다. 이제까지는 비트만 들어도 춤을 추고 싶어지는 경우가 아니면 멜로디도 만들지 않았는데 ‘Tarantallegra’는 첫째가 이미지, 둘째가 춤, 그 다음이 멜로디였다. 사실 그 동안 내가 했던 댄스곡은 (중략) 군무에 어울리는 곡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거기서 좀 벗어난 걸 해 보고 싶었다. 그때 뮤지컬 《엘리자벳》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죽음’을 의미하는 토드라는 역의 이미지를 좀 더 다양한 각도로 표현해서 이 앨범과 부합시켜 보자, 그리고 거기에 맞춰서 음악, 콘셉트, 스타일, 춤... 모든 게 시작됐다.

- 텐아시아 10+star 2012년 8월호에서

시아 ‘Tarantallegra’ 뮤직 비디오





Set Me Free (셋 미 프리) (작사, 작곡 김준수, 프랙탈 / 편곡 프랙탈 / 랩 메이킹 Bizzy)




No Gain (노 게인) (작사, 작곡 김재중 / 편곡 권빈기)


2012년 2월 《더 데이》 무대인사 때 팬들의 요청으로 김재중이 조금씩 불러준 신곡이 바로 ‘No Gain’이다. 이 노래는 김재중이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보고 나서 쓴 것이라고 한다.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재밌게 봐서, 이재한 감독님과 작업을 하고 싶더라고요. 아! 그 영화 때문에 쓴 노래도 있어요. ‘No Gain’ (김준수 1집 수록곡)이라는 노래에요. 가사도 보면, 노래에 ‘내 가슴의 내 방이 좁아져 가나 봐’라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게 영화에서 비슷한 대사가 있어서예요. 손예진 씨가 정우성 씨에게 ‘용서란 미움에게 방 한 칸만 내주면 되는 거래’라고 말하는 부분 말이죠. 그래서 노래를 만든 뒤에 제가 가이드 보컬을 해서 이재한 감독님께 들려 드리기도 했어요.

- 2012년 8월 8일 오마이뉴스 기사 우리가 ‘연예인 김재중’에 대해 다시 새겨야 할 것들에서



사랑이 싫다구요 (작사, 작곡, 편곡 전해성)


‘사랑이 싫다구요’를 녹음하면서 한 소절 부르고 울고 한 소절 불고 또 울고 해서 녹음이 여러 번 중단됐다고 한다.

(받아적은 게 좀 틀렸을 수도 있어요)

기사를 여러분들이 접했다고 생각하는데
저도 사실 아직도 의문이에요.
이 노래를 부르면서 제가 왜 그렇게 울었는지.
어, 정말 녹음할 때
한 소절 부르고 울어서 중단되고
정말... 음이 계속 떨릴 정도로.
그 작곡가 분을 처음 뵌 거였는데
그 유명하신 작곡가 분을 처음 뵌 거였는데
참 창피했어요.
은근히 또 좋아는 하셨어요.
노래에 감동을 받았다 생각해서.
좋아는 하셨는데
그래도 뭔가 다 남자분들이었데
남자분들 앞에서 눈물을 흘린다는 게
좀 그랬지만

- 2012년 5월 19일 콘서트에서

(5분 40초부터)




돌고 돌아도 (작사 김준호 / 작곡 김준수, 김세진 / 편곡 김세진)


‘돌고 돌아도’의 노랫말은 김준수의 형 김준호가 썼는데, 노래 제목처럼 돌고 돌아서 이 노래의 노랫말로 쓰이게 된 사연이 있었다. 2012년 12월 샤데이 때 김준수 어머니께서 들려주신 이야기에 따르면...

이 노래를 작곡한 걸 준수가 준호에게 전화로 들려주고 작사를 부탁했다고 한다. 이번 솔로 앨범에서 세 곡 정도 작사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노래가 굉장히 슬픈 멜로디였고 준호는 일 주일 정도 잠을 줄여가면서까지 작사를 했는데, 아주 슬픈 가사였다고. 그런데 작사한 걸 준수에게 들려주니까 미안하다며 이번 음반에 슬픈 노래가 몇 곡 있어서 이 노래는 좀 밝게 바꿨고 그래서 그 가사를 쓸 수 없다고 했다. 준호가 그럼 다시 작사를 하겠다고 하니까, 형, 녹음이 이틀 뒤라서 힘들 거야.

아니, 잠을 자지 않고서라도 작사를 할게!!!

일정이 빡빡해서 시간이 없었지만 신칸센을 타고 가는 시간에 준호는 작사를 했다. 하지만 작사했다고 전화하니까 준수는 이번에도 미안하다면서, 시간이 없어서 형이 작사를 못할 것 같아서 다른 작사가에게 맡겼어.

그렇다면 가사를 본 뒤에 결정하면 되잖아!!!

그리고 가사를 보내자 바로 준수에게서 전화가 왔단다. 형 걸로 하겠다고.

(1분 30초부터)




Intoxication (인톡시케이션) (작사, 작곡, 편곡 김준수)


‘Intoxication’은 2010년 5월 일본에서 싱글 음반으로 나온 노래지만, 이번 솔로 음반에 실린 건 가사만 한국어인 게 아니라 기타 연주 (홍준호)를 넣어서 일어곡과는 느낌이 다르다.

2012년 5월 콘서트에서 ‘Intoxication’을 부를 때 거울을 넣어 연출했는데, 거울은 공연 이틀 전에 김준수가 제안해서 갑자기 이루어진 거라고 한다.

사실 거울은 공연 이틀 전에 급하게 세운 거였다. 인톡시케이션이 원래 군무보다 디테일이 돋보이는 안무인데 마침 안무가인 제리가 댄서를 두 명만 세우겠다고 해서 그게 더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탑에서 핀 조명만 딱 떨어뜨려 비춘다는 얘기를 들으니 연습실에서 조명 하나만 켜놓고 춤을 출 때의 느낌이 떠올랐다. 그래서 내가 갑자기 거울을 세우는 게 어떨까요? 하는 순간, 연출 분의 표정이 당황하시는 게 느껴졌다. 시간이 없어서 안 된다는 걸 (중략) 결국 고맙게도 해 주셨고, 거울을 통해 관객에게 앞모습과 뒷모습, 안무의 여러 각도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 텐아시아 10+star 2012년 8월호에서



Breath (브레스) (작사, 작곡, 편곡 김준수 / 랩 메이킹 Double K)


《더 데이》 무대인사 때 김준수가 ‘미션 2’를 만들고 있다고 김재중이 말했는데, 그 노래가 바로 ‘Breath’이다.



알면서도 (작사 김세진 / 작곡 김세진, PJ / 편곡 PJ)


‘알면서도’는 이 음반에 가장 마지막으로 실린 노래다 (2012년 5월 시아 콘서트에서 그리 말함).



Lullaby (럴러바이) (작사 김준수, 프랙탈 / 작곡 김준수 / 편곡 프랙탈 / 랩 메이킹 Dynamic Duo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


이 노래를 만드는 데 참여한 프랙탈이 어느 팬의 트윗에 답하길, ‘Lullaby’가 김준수와 만들 땐 15세용이었다고. 그땐 랩과 안무가 없었나 보오.

럴러바이 xia군과 작업할 땐 15세 겨냥이었는데 일요일 무대 보고 멘붕 ㅋㅋㅋㅋ

- 2012년 5월 23일 Fraktal 트위터에서



Fever (피버) (작사 김준호, 김준수 / 작곡 Xeno, Jedi / 편곡 Xeno)


김준수는 앳스타일 2012년 10월호에서 이별을 겪어 마음이 아플 때 들으면 좋다고, 가슴 아픈 이별을 경험한 사람에게 ‘Fever’를 추천했다.



이슬을 머금은 나무 (작사, 작곡 김준수 / 편곡 서정진)


‘이슬을 머금은 나무’는 팬을 향한 마음을 담은 노래이다.

이 노래는 일본에서 활동할 때 불렀던 노래 ‘明日は來るから (내일은 올 테니까)’의 가사를 인용해 작사했다고 한다. 노랫말에서 이슬은 사랑하는 사람을 뜻하고, 나무는 지고지순하게 이슬만을 지켜주는 내용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빗물에 젖어가도
바람에 흩날려도
당신의 우산이 될게요
커다란 벽이 될게요

- 시아 김준수 ‘이슬을 머금은 나무’ 노랫말에서

2012년 6월 2일 팬 사인회에서, 천사도 있고 여신도 있는데 어떻게 요정이란 표현을 생각했냐는 질문에 준수는...

(받아적은 게 좀 틀렸을 수도 있어요)

팬 :
이슬을 머금은 나무, 팬송이라고 하셨는데,
그 요정이라는, 팬들,
어떻게 표현을 하셨는지.
천사도 있고 여신도 있고.

준수 :
아, 좋은 질문인데,
여러가지, 여러가지 그런 거를 생각을 하긴 했었어요.
천사도 처음에 생각해 보고,
요정도 생각해 보고.

팬 :
여신!

준수 :
여신, 여신은 생각 안 해 봤네요.
요정, 뭐 다 생각해 봤는데
요정이란 단어 어감이
좀, 천사는 좀 많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좀, 어감 자체도 좀 예쁘다는 느낌이 들었었고
좀 더 이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런 느낌을
천사라는 단어보다는 좀 더 그 요정이라는 단어가 좀 더 갖고 있는 것 같아서
그렇게 표현을,
오글거리지만 ^^
했습니다.

- 2012년 6월 2일 핫트랙스 팬 사인회에서

(50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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